츠카사 아르카나 수난기

10월의 어느날
나는 츠카사 아르카나가 몹시 갖고 싶었다.
굿즈라는 것이 한번 안사면 계속 안사도 되지만 한번 사면 계속 사모아야하는 성질인지라 최대한 머리에 힘을 줘서 굿즈를 덜 사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르카나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갖고 싶었다.
쇼핑계에 이런 격언이 있지 않은가.
“한 번 사고싶다는 욕구가 들었을 때 일단 참고, 하룻밤 자고나서도 그 물건이 계속 눈 앞에 아른거릴정도로 갖고 싶다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니 그 때 사라.”
그렇다.
나는 그 말 뜻을 따라 열심히 참아봤지만 아르카나는 내 눈 앞에서 계속 아른거렸던 것이다.
그래서 매일매일 #앙스타장터를 서치했고
츠카사 아르카나를 파는 판매자분을 만나 냉큼 컨택하고 입금했다. 그리고 온라인 거래의 새 지평을 연 반값택배로 배송을 부탁드렸다.
그러지…말았어야 하는걸까…
10월의 모일 나는 배송지로 설정한 편의점으로 갔다.
그러나 점원은 택배가 없다고 했다.
당황스러웠다.
황급히 송장조회를 해보았다.
내가 사는 동네를 마론동이라고 하면,
마론시티 점으로 배송지를 설정했는데
마론빌딩 점으로 배송되었다고 조회 결과가 나왔다.
당황스럽고 화나는 배송실수였지만 뭐 택배기사님도 사람이고 요동네가 거기서 거기니 그럴수도 있지하며 부랴부랴 마론빌딩 점으로 가보았다.
거기서도 점원이 찾아보더니, 없다 했다.
나도 당황하고 점원도 당황하고.
점원이 점장과 통화하였는데 밤 시간 알바는 해당 택배를 배송기사로부터 무사히 받은 후 입고처리 했는데 교대한 알바가 나에게 전달할 택배를, 해당지점에서 부치는 택배에 섞어 보낸 것 같다고 했다.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일단 점원에게 연락처를 주고 찾으면 연락달라고 했다.
그렇게 영겁과 고통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사흘가량을 기다렸는데도 연락이 안왔다.
해당 마론빌딩점으로 연락을 해보려고해도 편의점 개별 지점 전화번호는 네이버에 나와있지 않았고, 짬을 내서 편의점에 방문할 겨를도 없었다.
결국 체념하고 고객센터에 연락하려 택배비 환불이라도 받고자 마음먹었다.
고객센터는 주말+대체휴일에 영업을 하지 않아서 사흘을 또 기다렸다.
드디어 평일이 되어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보았다.
당연히 받지 않았다.
편의점택배 고객센터 연결이 어렵다는 얘기는 블로그를 통해 익히 알고 있어서 당황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언짢았다.
하는 수 없이 온라인 게시판 문의를 남겼다.
그리고 오늘, 게시판 문의 답변을 확인했다.
오배송된 건이어서 원래 배송지인 마론시티점으로 재배송되었단다.
아마 정말로 마론빌딩점 알바가 부치는 짐에 내 택배를 넣어 보내서 올바른 배송지로 재배송된 것 같다.
아마 마론빌딩점 측에서도 해당 내역을 확인 못해서 나에게 연락을 주지 못했던 걸까? (아니면 내 택배 행방을 못찾았듯 내 연락처도 잃어버린 걸까?)
아무튼 그간의 모든 속상함과 절망, 걱정, 분노, 회한을 모두 끌어안고 마론시티점으로 달려가서 드디어 받아냈다.
아마 내가 이번에 유달리 재수가 없었던 것 같긴한데, 당분간은 반값택배를 이용할 때 불안과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 것 같다. 사실 그래서 이번에 또 구매한 앙스타 굿즈가 하나 더 있는데 혹시 몰라서 마론시티점이나 마론빌딩점이 아닌 신마론점으로 시켰다. ㅋㅋㅋㅋㅋㅋ
살다보면 택배 분실이나 배송사고 등을 겪기 마련인데 이건 정말 내 잘못도, 판매자 분 잘못도 아니었고 그저 사소한 실수에 실수가 거듭되어 큰 눈덩이가 된 사건이었던 것 같다. 실수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이해하긴 하지만 정말 섬찟하고 속상한 사건이었기에… 모쪼록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일이 일어나면 고객센터에 문의해보는 걸 주저하지 말자…